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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년의 숨결을 따라 걷다 (여름 편)

    경북 영주시 부석면. 이곳엔 천년을 품은 고찰, 부석사가 있다.

    무더운 여름날, 나는 이 오래된 사찰을 찾았다.

    단순한 여행이 아닌 시간과 이야기 속으로의 산책이었다.

     

    무량수전과 그 앞의 석등

     

    무량수전, 그 이름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다

    부석사의 핵심이자 대한민국 국보 제18호인 무량수전(無量壽殿). ‘한없는 생명’이라는 이름답게, 무량수전에 다다른 순간부터 이상하게도 마음이 차분해졌다. 건물은 목조건물 특유의 따뜻한 색과 곡선으로 날 맞이했다.

     

    정면 5칸, 측면 3칸의 구조. 기둥은 배흘림기둥이라 아래는 굵고 위로 갈수록 가늘어져 있다. 경쾌하고 단단하면서도 부드럽다. 지붕의 추녀는 곡선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있는데, 마치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 같았다.

     

    무량수전 내부엔 아미타여래좌상이 모셔져 있다. 부드럽게 미소 짓는 모습이 참 인자했다. 그 앞에 앉아 잠시 눈을 감으니, 바람 소리와 새소리, 그리고 내 심장 소리만이 들려왔다.

     

    배흘림기둥 공법을 적용한 무량수전

    선묘의 전설 - 사랑과 믿음의 무게

    부석사에는 유명한 전설이 있다. 의상대사가 당나라에 유학하던 시절, 그를 흠모하던 선묘라는 여인이 있었다. 의상은 수행을 위해 조용히 떠났고, 선묘는 끝내 따라오지 못했지만, 바다를 건너와 그의 곁에 석룡(石龍)이 되어 남았다는 이야기다.

     

    이야기만으로도 애틋한데, 실제로 부석사 경내에는 선묘의 넋이 깃들었다는 부석(浮石), 즉 ‘뜬돌’이 있다.

     

    그 위에 무량수전이 세워져 있다는 사실이 더욱 신비롭다.

    직접 가보면 돌이 실제로 땅에서 살짝 떠 있는 느낌이다.

    오랜 시간 지나도 그 돌은 움직이지 않았고, 지금도 제자리에 있다. 아마 그것이 선묘의 마음 아닐까.

     

    부석사 옆에서 내려다 본 전경

    해 질 녘 부석사 - 빛이 머무는 순간

    여름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무량수전 앞 툇마루에 앉았다. 붉은 햇살이 기와지붕을 타고 흘러내리고, 바람은 나뭇잎 사이로 조용히 스쳐갔다.

    어떤 관광지에서도 느낄 수 없던 정적 속의 충만함이었다.

     

    그 순간 나는 ‘여행이란 결국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라는 사실을 또 한 번 실감했다. 부석사는 그런 여행에 꼭 어울리는 곳이다.

     

    부석사 가는 방법 (대중교통 기준)

    출발지 : 서울

      KTX 또는 무궁화호 이용 --> 풍기역 하차

      풍기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번 시내버스 --> 부석사 종점 하차 (약 40분 소요)

     

    출발지 : 영주

      영주역 또는 영주터미널에서 55번 버스 또는 부석사 방면 택시 애용 (약 30분 소요)

      택시비는 15,000 ~ 20,000원 내외

     

    자차 이용 시 : 부석사 주차장 (경북 영주시 부석면 부석사로 345) 내비게이션 입력하여 운행

     

    주변 맛집 추천

    부석사 청국장 마을

      위치 : 부석사 입구 근처

      메뉴 : 청국장, 산채정식, 더덕구이

      후기 : 향긋한 들기름과 부드러운 청국장의 궁합이 최고!

     

    부석사 누리식당

      위치 : 버스 종점 앞

      메뉴 : 산채비빔밥, 도토리묵 정식

      포인트 : 8천 원 대 착한 가격에 맛과 푸짐 함을 동시에

     

    삼정약수터 옆 순두부집 ( 차로 10분 거리 )

      메뉴 : 약수 순두부, 손두부전골

      후기 : 담백하고 깊은 맛, 들깨향 가득

     

    마무리 하며 ...

    천년을 품은 부석사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시간을 천천히 음미할 수 있는 장소였다.

    무량수전의 곡선에 반하고, 선묘의 전설에 잠시 멈춰서며, 나라는 존재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곳.

     

    다음 이야기에서는 부석사 가을편을 통해 단풍 속에 고찰을 만나러 가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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